
출처 : Evernote
15년 넘게 써오던 에버노트 구독을 드디어 해지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지난봄에 하던 일을 정리하면서, 더 이상 예전처럼 쓸 일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웹 클리핑 정도를 빼면 손이 잘 가지 않더군요.
사실 해지는 오래전부터 마음 한켠에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딱히 대안을 찾지 못한 데다, 에버노트가 Bending Spoons에 인수된 뒤 속도도 좋아지고 여러 기능이 추가되면서 쉽게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음성 녹음을 텍스트로 바꿔주는 AI 전사 기능은 아이폰 앱 중에서 좋은 성능을 보였습니다. 정확도도 높고, 오타도 별로 없었죠. 덕분에 이 앱 저 앱을 구입하거나 구독하는 것보다 에버노트 하나만 유지하는 게 낫겠다 싶어 계속 써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일을 그만두고 사용 빈도도 줄어든 상태에서, 연간 약 10만원의 구독료는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해지를 시도하자마자 “5만 원대로 연장해 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이 또 한 번 날아왔지만, 이번엔 정말 마음을 단단히 먹고 정리했습니다.

결국 에버노트 구독을 해지 했다. © kiyong2
솔직히 ‘해지를 해도 예전 노트는 볼 수 있겠지’ 싶었습니다. 새 노트를 만들 순 없어도 최소한 열람은 가능할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막상 해지를 하고 나니 앱에서는 접속 자체가 막혀버렸습니다. ‘연장을 하라’는 문구만 반복되고, 컴퓨터로 들어가 보니 “한 대의 기기만 선택하라”는 메시지가 뜨더군요.
이미 모든 데이터를 다른 노트로 옮겨뒀기에 컴퓨터 사용을 선택했고, 결국 아이폰에서 앱을 삭제했습니다. 솔직히 좀 치사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최소한 두 대 정도는 허용해도 되잖아요.
앞으로는 UpNote(업노트)를 주력 노트 앱으로 써보려 합니다. 업노트는 아이폰 기준 월 3,300원, 1년이면 약 4만 원 정도의 구독료입니다. 하지만 한 번에 결제하면 평생 구독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이 앱으로 정착하겠다”는 확신이 든다면, 월 단위보다는 평생 구독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겠죠.

업노트는 한번 구매로 모든 기기에 평생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출처 : UpNote
다만 에버노트와 비교하면 아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노트 한 개당 업로드할 수 있는 용량이 20MB로 제한된다는 것입니다. 글 위주의 기록이라면 큰 문제가 없지만, 파일 첨부가 많을 경우엔 약간의 요령이 필요합니다.
사실 업노트는 출시된 지 꽤 되었지만, 눈에 띄는 업데이트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써보면 의외로 편하고, 불편할 만큼 단순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덕분에 글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결국, 화려함보다 단순함 속의 안정감이 저에게는 더 잘 맞는지도 모르겠습니다.
